378351de600341f3a9c345579a0bd34d9f770dd06f3c8b6ec727ae814084ca63

해병대원 수난사고 지휘부 첫 법적 심판…전 사단장 실형 3년 확정 (종합2보)

순직 발생 1024일 만에 상급 지휘관 책임 인정, 군 관행 깬 판결로 평가

30141 49104 229

채상병 순직 사건의 핵심 책임자들이 법원의 단죄를 받았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는 8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특검팀이 요구한 5년형에는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수해 현장 총괄 지휘를 맡았던 박상현 전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게는 금고 1년 6개월이 각각 내려졌다. 채상병 소속 부대의 직속 상관이었던 이용민 전 포7대대장은 금고 10개월을, 장모 전 본부중대장은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에서 순직 사고가 일어난 지 정확히 1천24일이 흐른 시점이다. 임 전 사단장의 보석 신청은 실형 선고로 인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온 박 전 여단장, 최 전 대대장, 이 전 대대장은 도주 우려를 이유로 법정에서 곧바로 구속 조치됐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대원들의 생명과 신체 안전을 보호해야 할 상급 지휘관으로서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실종자 수색 실적 부진을 이유로 포병대대를 질책한 그가 "도로에서 내려다보지 말고 수변까지 내려가 수풀을 헤치며 찔러보라"는 식으로 현장 여건을 무시한 공세적 수색을 독려했다는 점이 인정됐다.

수변 수색 지침을 어기고 물속까지 들어간 대원들의 행위를 목격하고도 그는 제지하지 않았다. 안전 수칙 전파나 장비 보급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지시 체계가 위험천만한 수중 수색으로 귀결됐다는 특검팀의 주장을 법원은 수용했다.

"박 전 여단장을 통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한마디만 전달했어도 해병대원들이 입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적절한 장비가 갖춰졌더라면 피해자들을 즉시 구조할 수 있었다는 점도 덧붙였다. 업무상 과실과 결과 사이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성립한다는 결론이다.

당시 육군으로 작전통제권을 이관하라는 단편명령이 하달됐음에도 임 전 사단장은 이를 무시하고 현장 지도와 수색 방식 결정 등 지휘권을 계속 행사한 혐의 또한 유죄로 인정받았다. 박 전 여단장과 최 전 대대장 역시 수중과 수변의 구분을 명확히 설명하지 않은 채 수색 명령을 내려 안전 의무를 위반했다고 법원은 판시했다.

양형 이유를 밝히는 과정에서 재판부는 희생자의 상황을 언급했다. 채 해병은 스무 살에 입대한 지 불과 4개월 만에 숨졌고, 부모는 30대 후반 시험관 시술 끝에 어렵게 얻은 아들을 잃었다. 함께 사고를 당한 다른 피해자는 당시 상황을 진술조차 제대로 못 할 만큼 깊은 정신적 외상에 시달리고 있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과 박 전 여단장이 실종자 발견이라는 가시적 성과에만 집착해 공격적 수색을 강요했으며, 그 과정에서 대원들의 안위는 철저히 외면당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그동안 군 작전 중 장병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대대장급 말단 지휘부만 처벌하는 관행이 되풀이돼 왔다"며 "이번 사건은 성격이 다르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책무를 소홀히 한 부작위가 아니라, 구체적 위험을 인지하면서도 이를 키우는 지시를 내린 적극적 작위라는 점이 결정적 차이라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임 전 사단장에게는 "대원들의 위험한 입수를 유발한 직접적 원인 제공자"라며 "여단장에게 작전을 일임했다면 정상적 수색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가장 무거운 책임을 물었다.

법원은 그가 대원 안전보다 해병대의 대외 이미지를 우선시했다고도 지적했다. 장비 투입 장면의 가시성, 대원들의 표정 관리, 빨간 티셔츠로 언론 노출 효과를 높이려 한 정황 등이 거론됐다. 사고 후에도 책임 회피와 은폐에 급급했고, 자녀를 잃고 슬픔에 빠진 유족에게 "수중수색 지시 책임은 이 전 대대장에게 있다"는 장문의 이메일과 문자까지 발송했다는 점도 드러났다.

"가해자가 어떻게 피해자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가"라며 재판부는 "오랜 재판 경력에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고 임 전 사단장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번 사건은 순직해병 특검팀이 출범 후 최초로 기소해 재판에 넘긴 건이다. 수사 외압 의혹, 장관의 해외 도피 논란 등으로 확산된 일련의 사건 흐름에서 1심 판결이 나온 첫 사례이기도 하다.

선고 직후 기자회견에 나선 채 상병의 어머니는 "형량이 너무 실망스럽다"며 비통함을 드러냈다. 그는 "아들의 희생에 대한 대가가 이토록 가볍다면 어느 부모가 자식을 군에 보내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나남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imilar Posts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